3월 4일. 삼성 특검에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두했다. 1990년, 2005년에 이어 이번에도 중앙일보 기자들이 회장님 출두하시는길 가로막는자 없도록 깨끗이 청소를 했나보다. 개인적으로 중앙일보 기자들의 회장님 보호 행위에 대해 생각나는 것이 많다.
나는 '경호원기자'의 부장 - 당시 중앙일보 주기중 사진부장
기사는 아니고 사진부장의 개인적인 의견을 블로그의 나타낸 것이긴 하지만 굉장히 큰 충격이었다.
88서울 올림픽 때의 일이다. 잠실 주경기장에서 육상경기가 열렸다. 800미터 경기였다. 골인지점을 마주하는 스탠드 사진기자석에 세계각국에서 온 수십명의 기자들이 렌즈를 결승점으로 고정해 놓고 파인더를 응시하고 있었다. 1초도 안되는 골인 순간이다. 모두들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선수들이 골인하는 순간 갑자기 시커먼 물체가 렌즈를 가렸다. 앞쪽에 있던 브라질 사진기자가 자국 선수가 2등으로 들어오자 흥분해 벌떡 일어서서 만세를 불렀던 것이다. (원본 일부내용 수정)
순간 바로 뒤에 있던 일본 사진기자가 화를 버럭내며 브라질 사진기자를 발로 차서 꺼꾸러 뜨렸다. 미쳐 말릴 틈도 없었다. 그 브라질기자 뒤로 일직선 상에 있다가 '물을 먹은' 사진기자 모두가 그 브라질 사진기자에게 달려들어 뭇매를 가했다. 현장의 질서를 깬 데 대한 응징이었다. 그 브라질 기자는 두들겨 맞으면서도 코피를 닦으며 연방 "아엠 소리" 하며 사과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 기자는 아이디 카드를 빼앗긴 채 쫓겨 났다. 참 단호한 응징이었다. 당시 입사 3년차의 병아리 기자의 눈에는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취재 현장의 룰이다. 이는 세계공통이다.
(후략)
88올림픽 당시의 경험을 얘기하며, 취재 방해 행위에 대한 응징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당시 기습시위를 행한 민노당원의 행위가 보도해야 할만한 '사건'이 아니라, 보도 신사협정을 어긴 '위반행위'라고 주장하고있다. 그에 대한 반대의 글을 썼고, 트랙백을 보내자 주기중씨가 글의 삭제를 요청했었다. 당시에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수도 있다는 말에 겁먹어서 앞뒤도 안보고 글을 지웠던 기억이난다.
2008년 3월 4일. 오늘도 삼성특검이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홍석현 주미대사가 피고인신분으로 소환된다는 뉴스가 라디오를 통해서 아침부터 나온다. 2005년의 일이 생각나면서, '설마 올해도 그러겠어?'라는 생각을 하고 잊고 있었고, 설마가 역시나로 바뀌는순간이 11시쯤 찾아왔다
홍석현 소환... 또다시 발휘된 <중앙>기자의 충성심 - 오마이뉴스
2005년과 2008년. 3년간의 기간동안 취재현장에서 크게 바뀐것이 하나있었다. 바로 VJ(비디오 저널리스트). 각 언론사에서는 UCC사이트 혹은 자체 사이트를 통해서 동영상 뉴스 서비스를 하기 시작했고, 각각의 언론사에서 고용된 VJ들은 6mm캠코더를 들고 TV와는 신속성에서 크게 앞서는 동영상 뉴스를 찍어내기 시작했다. 2005년과 2008년의 취재현장에서 가장 크게 바뀐점이 그것이다. 바뀐 취재현장의 적응하듯 중앙일보는 올해는 소환된 회장을 사수하기 위해 6mmVJ가 활약한 것이다.
'민중의 소리' 촬영 동영상
민중의 소리 동영상을 보고, 그곳에서 찍힌 다른 동영상을 찾아보았다. 그 중 오마이뉴스의 동영상을 보면서 뭔가 많은 생각이 들어서 링크를 올려본다.
특검 출석한 홍석현 회장...'회장님 사수'한 <중앙> 기자 - 오마이뉴스
1분 37초부터 2분35초까지 보면 상황 종료 후의 화면이 보인다. 홍석현 회장이 탄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고 사실상의 취재가 종료되자, 삼성 하이비트 해고노동자가 자신을 막았던 6mm VJ를 놓지않고, 항의하는 것이다. 당연히 중앙일보의 취재방해 행동에 항의하고 싶었던 기자들이 몰려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취재 대상은 홍석현회장에서 조인스닷컴 동영상 취재기자로 옮겨진 것이다. 시위하던 해고노동자가 직접적으로 못나가게 잡고서 항의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진기자들도 나가려는 동영상 취재기자를 앞에서 손으로 막고, 뒤에서 잡고, 플래시 세례를 퍼부으며 사실 상의 응징을 하는 것이다.
절대 해당 기자를 옹호하려는게 아니다. 저런 취재방해 행위에 대해 절대 옹호하려는게 아닌데, 하기 싫은 일을 했을 저 기자의 퇴장하는 쓸쓸한 뒷모습, 나가고 싶지만 다른 기자들에게 잡혀서 나가지 못하는 쓸쓸한 뒷모습위에 88만원 세대의 표지가 오버랩되는게, 참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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