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SUNDAY>라는 일요일 신문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존재조차도 모르지만, <중앙일보>에서 야심차게 준비해서 2007년 3월에 창간시킨 일요일자 신문이다. <중앙일보>에서는 <중앙SUNDAY>를 통해 많은 실험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신중앙판'으로 명명된 판형을 도입해서 지면의 크기도 변형했다.
개인적으로 <중앙SUNDAY>를 <중앙일보>기자들의 한풀이로 생각한다. BBK 사건, 삼성비자금 사건, 미국산 쇠고기 파동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사건에 대해 <중앙일보>가 약간 아쉬운 보도 행태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SUNDAY>는 '이것이 과연 한국 대표 보수언론의 자매지 인가?' 할 정도의 진보적인 논조를 갖고, 한겨레보다 훨씬 차분하게 보도를 하고 있었다. <중앙> 이어영 기자가 최근에 블로그에 쓴 글처럼, 자신이 소속된 언론사에 불만을 갖고 있는 <중앙일보> 기자들의 유일한 탈출구랄까?? 이런 측면에서 <중앙SUNDAY>에 대해 거는 기대와 희망이 컸었고, 실질적으로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었으며, 나는 정기구독자에게 주는 선물하나 없는 일요일자 신문을 월 5000원의 구독료를 내고 정기구독하기 시작했다.
기대와 희망의 <중앙SUNDAY>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 보다, <중앙SUNDAY>의 기사를 보는 것이 더 빠를 것 같다.
투사보다 월드컵 응원단 닮은 ‘생활인의 저항’ - <중앙SUNDAY> 2008년 6월 1일자
굉장히 차분하다. 최근 언론들의 촛불시위에 관한 보도 태도를 보면, 조. 중. 동은 물론이거니와 한겨레의 선동적이고 자극적인 보도도 못봐주겠고, 경향신문의 보도만 눈찌푸리지 않고 볼 수 있는 수준인데, 우리나라 최고 보수 언론 <중앙>의 자매지의 논조가 <경향>과 비슷하다니, 김용철 변호사가 울고 갈 일이다.
잠깐, 그런데 내가 앞 집 구독료도 내준거네?? 위에서도 썼듯이, 정기구독을 시작할 때 주는 선물하나 없었지만 오직 신문의 질만 보고 정기구독을 신청했다. 앞 집에서도 창간당시 무료행사 이후에도 구독을 하고 있길래, 창간부터 구독해서 판형 변경 후의 모든 <중앙SUNDAY>를 모으고 있는 나로서는 뭔가 동질감(?)이 느껴지고 뿌듯했었다.
그런데 5월 25일. 우리 집에는 오직 <중앙SUNDAY> 한 부만 놓여있는데, 앞 집에는 <중앙SUNDAY> 한 부와 <중앙SUNDAY>라고 쓰여있는 봉투 한 개가 놓여있는 것이었다. "고지서겠지.."하며 무심하게 넘겼지만, 외출을 하기위해 1층으로 가보니 역시 한 집에만 봉투가 놓여 있는 것이다. 너무 궁금해서 봉투를 열어봤다. (지금 생각 해보니 남의 편지 열어본거나 마찬가지인 듯...)

▲ 앞 집에 <중앙SUNDAY>와 함께 놓여있던 봉투의 내용물
굉장히 불쾌하다. 위의 내용물에서는 나름대로 순화시켜서
"우리 사회의 주요 오피니언 리더 분"이라고 표기했지만 "오피니언"이라기 보다는 단지 "<중앙SUNDAY>구독자의 앞 집에 살고계시는 분"으로 바꿔야 할 듯 싶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 부에 1000원, 월 5000원이라는 돈을 내고 구독했지만, 앞 집은 어부지리로 홍보용 신문을 무료로 받고 있었던 것이다.
신문의 질은 앞섰어도, 결국 판매방식은 <중앙> 질에 있어서 어느 언론보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던지라 실망이 컸다. 마음같아선 당장 <중앙SUNDAY>에 전화를 걸어 항의하고 싶었지만, 뭐 신문 만드는 사람이랑 파는 사람이 다르니 말해봤자 소용없을 헛소리 안하는게 낫겠다 싶어 글로 쓴다. <중앙SUNDAY>! 더 오르고 싶으면 홍보도 양질로 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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